# 네 덕에 내가 천당을 맛 보았다
네 덕에 내가 천당을 맛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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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야담, #사극로맨스, #비밀스런, #ASMR, #수면유도드라마, #애틋한, #격정멜로, #마님과머슴, #반전스토리, #씨내리, #숨겨진욕망, #관능적,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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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 멘트
송도 제일의 권세가 최 대감의 안채. 밤마다 차갑게 식어가는 잠자리에서 젊은 마님 설희는 외로움과 공허함에 시들어가고 있었다. "저렇게 비쩍 마른 약골이…" 집안에 식객으로 들어온 병약한 서기 성진을 한심하게 여기던 설희. 그러나 인적 드문 후원 냇가에서 절대 보아서는 안 될 그의 진짜 모습을 목격하고 만다! 헐렁한 도포 속에 감춰져 있던 물에 젖은 야성적인 근육과, 속곳 위로 드러난 사내다운 거대한 생명력. 결국 그날 밤, 억눌렀던 욕망에 잡아먹힌 마님은 달빛을 가르고 그의 행랑채 문을 열어젖히는데… "네 덕에 내가 천당을 보았다!" 겉모습에 감춰진 아찔하고 농밀한 조선시대 은밀한 밀회, 그 짜릿한 쾌락의 밤으로 초대합니다.
※ 1
칠흑 같은 밤, 송도 제일가는 권세가 최 대감 댁 안채에는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귀뚜라미 우는 소리조차 멎어버린 듯한, 고요함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무덤 속의 적막함에 가까운 무거운 공기가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젊은 마님 설희는 오늘도 어김없이, 수십 첩 반상이 차려질 만큼 넓은 방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인 텅 빈 잠자리의 절반을 차지한 채 처연하게 눈을 감고 있었다. 아름답게 수놓아진 원앙 금침이 무색하게도, 그녀의 곁에 누운 늙은 남편 최 대감은 이미 오래전에 깊은 수마에 빠져든 듯 미동조차 없었다. 그저 씁쓸하고 퀴퀴한 약재 냄새가 진득하게 섞인 옅은 숨소리만이 그의 마른 입술 사이로 '색, 색' 힘겹게 새어 나올 뿐이었다.
설희의 나이 고작 스물넷. 여인으로서 가장 찬란하게 피어나, 꽃이 만개하다 못해 그 향기로 온 세상을 흐드러지게 적실 나이였다. 하지만 그녀가 예순을 넘긴 백발의 최 대감에게 시집온 지도 어느덧 강산이 반쯤 변한다는 오 년이라는 세월이 덧없이 흘러가 버렸다. 그녀의 붉고 뜨거운 청춘은 이 거대하고 화려한 감옥 같은 저택 안에서, 마치 생기를 잃고 서서히 부서져 가는 잘 마른 나비 박제처럼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남편 최 대감은 송도 바닥은 물론이거니와 도성 안에서도 그 권세가 하늘을 찌르는 호랑이 같은 사내였다. 나라의 귀한 녹을 먹는 벼슬아치들 중에서도 그의 서슬 퍼런 눈 밖에 나고서 제 목숨을 부지하며 버틸 자가 없다고들 했다. 하지만 그 드높고 무소불위의 권세도, 피할 수 없는 야속한 세월의 흐름 앞에서는 한낱 부질없는 모래성에 불과하며 무력하기 짝이 없었다.
최 대감은 어린 아내에게 한없이 다정하고 너그러웠지만, 가장 중요한 사내로서의 짐승 같은 기력과 양기는 이미 오래전에 차갑게 스러진 뒤였다. 화려한 청사초롱이 밝혀졌던 혼례 첫날밤의 짧은 의무 이후, 그가 설희의 보드라운 몸을 사내로서 제대로 품어본 날은 두 손의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희박했다. 그마저도 땀 한 방울 시원하게 흘리지 못하고, 제풀에 꺾여 허덕이다 지쳐 잠들기 일쑤인 초라한 밤들의 연속이었다. 설희는 답답한 마음에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을 들어 올려 천천히 눈을 떴다.
정교한 문양의 창호지를 뚫고 방 안으로 스며든 창백한 달빛이, 그녀의 얇고 흰 속적삼 위로 서늘한 눈꽃처럼 내려앉았다. 그녀는 가느다란 손가락을 들어 올려 제 둥근 어깨를 가만히 쓸어내려 보았다. 최고급 명주실보다도 더 비단결처럼 매끄럽고 고운 살결이었다. 피가 돌고 온기가 넘치는 이 찬란한 육신. 하지만 이 보드라운 살결을 탐욕스럽게 움켜쥐고, 뼈가 으스러지도록 뜨겁게 어루만져 줄 맹수 같은 사내는 이 넓은 방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허탈한 한숨을 내쉬며 조심스레 몸을 돌려 남편의 굽은 등을 바라보았다. 세월의 풍파에 깎여나가 앙상하게 마른 어깨와, 힘없이 주름져 접힌 늙은 등허리. 한때 세상을 호령했던 사내의 초라한 뒷모습에 깊은 연민이 일었지만, 불행히도 그 얄팍한 연민 따위가 그녀의 펄떡이는 몸속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맹렬하게 타오르는 붉은 공허함을 채워주지는 못했다.
밤이 깊어질수록 그녀는 이름조차 붙일 수 없는 알 수 없는 끈적한 열기에 시달리며 온몸을 뒤척여야 했다. 덮고 있던 이불을 신경질적으로 걷어차고 일어나, 세숫대야에 담긴 차가운 물로 연거푸 세수를 해보며 열을 식히려 애써보아도, 은밀한 아랫배에서부터 뱀처럼 똬리를 틀며 치밀어 오르는 뜨거운 갈증은 도무지 가시질 않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머리로는 부정해도 몸이 먼저 반응하고 마는 원초적인 욕망이었다. 피 끓는 스물네 살, 몸에 흠집 하나 없이 건강하고 요염한 계집이라면 마땅히 뼈저리게 느껴야 할, 거칠고 뜨거운 사내의 너른 품을 향한 지독한 갈망.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다시 무거운 이불을 목 끝까지 꽉 끌어당겼다. 수십 근은 족히 될 법한 답답하고 무거운 명주솜 이불이, 마치 펄떡이는 그녀의 날것 같은 욕망을 무자비하게 짓누르고 숨통을 끊어놓으려는 관 뚜껑처럼 소름 끼치게 느껴졌다.
'이대로… 정말 이대로 비 한 방울 맞지 못한 꽃잎처럼 바싹 말라죽어 버리는 것이겠지.'
절망적인 짐작이 가슴을 후벼 팠다. 그녀는 다시 체념하듯 꽉 눈을 감았다. 차라리 영혼을 파먹는 이 지독하게 긴 밤이 찰나처럼 지나가 버리고, 아무 감정도 느낄 필요 없는 지루하고 건조한 낮이 서둘러 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달빛은 무심하게도, 텅 빈 여인의 마음을 비웃듯 방 안을 하얗게 비추고 있었다.
※ 2
그러던 어느 날, 죽은 듯이 고요하고 적막하기만 하던 최 대감 댁 넓은 마당에 낯선 인기척이 옅게 드리워졌다. 최 대감이 먼 친척뻘 되는, 지금은 완전히 몰락하여 이름조차 남지 않은 양반가의 자제라며 '성진'이라는 이름의 청년을 집안으로 거두어들인 것이다. 그에게 주어진 직책은 넓디넓은 정원의 나무와 화초를 다듬는 정원사 겸, 사랑채에 쌓인 대감의 방대한 서책들을 분류하고 관리하는 서기 역할이었다. 설희는 바람이 통하는 사랑채 마루에 앉아 수를 놓다, 마당을 지나는 성진을 처음으로 눈에 담았다. 나이는 대략 스물대여섯쯤 되었을까. 그의 낯빛은 병자처럼, 혹은 밀랍 인형처럼 핏기 없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체구는 어디서 거센 바람이라도 불면 금방이라도 픽 쓰러져버릴 듯 비쩍 마르고 초라해 보였다.
그는 늘 색이 바래고 가장자리가 해진 낡은 도포를 고집스레 입고 다녔는데, 빨래를 어찌나 세게 했는지 더러운 곳 하나 없이 깨끗하긴 했으나, 그 헐렁하고 커다란 도포 자락이 그의 마른 몸을 더욱 왜소하고 볼품없게 보이게 만들었다. 성진은 이 커다란 저택 안에서 마치 소리 없는 그림자처럼 조용히 제 할 일만 묵묵히 해냈다. 하지만 기력이 어찌나 쇠한지, 쪼그려 앉아 정원의 잡초를 몇 뿌리 뽑다가도 하늘에서 내리쬐는 볕이 조금이라도 따가워지면 이내 숨을 헐떡이며 그늘진 나무 밑에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마른 가슴을 쥐어뜯으며 '콜록, 콜록' 하고 앓는 소리를 내며 마른기침을 처량하게 해댔다. 설희는 툇마루 너머로 그런 성진의 한심한 꼴을 힐끗거릴 때마다 작게 혀를 찼다.
'쯧쯧. 저리 가을 낙엽처럼 바스라질 듯한 약골이 어찌 험한 세상에서 사내 구실을 제대로 할꼬.'
늙고 힘없는 남편 최 대감을 볼 때마다 가슴 한구석을 짓누르던 그 답답함과 갑갑함이, 저 젊은 사내를 볼 때도 똑같이 밀려왔다. 그렇기에 그녀는 처음부터 성진에게 단 한 톨의 이성적인 관심도 두지 않았다. 그저 이 넓은 기와집 한구석에 우두커니 놓여 있는 또 하나의 낡은 '가구' 혹은 쓸모없는 '병풍' 정도로만 여길 뿐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평온했던 일상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은 치명적인 사건은, 뙤약볕이 정수리를 태울 듯 무덥던 어느 여름날 나른한 오후에 불현듯 찾아왔다. 연일 구름 한 점 없이 계속되는 지독한 폭염에,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들 정도로 턱턱 막히던 끈적한 날이었다. 설희는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을 식히기 위해 시원한 그늘을 찾아, 하인들의 발길조차 잘 닿지 않는 저택 뒤편 후원 깊숙한 곳의 맑은 냇가로 조심스레 걸음을 옮겼다. 울창한 나무들이 하늘을 가린 그곳은 인적이 아예 끊겨, 오직 그녀만이 홀로 답답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머리를 식히곤 하던 그녀만의 비밀스러운 장소였다. 치맛자락을 조심스레 걷어쥐고 냇가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평소라면 들려야 할 맑은 물소리 외에 누군가 둔탁하게 물을 치는 '첨벙'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이 깊은 곳에 뉘가 있단 말인가?'
놀란 설희는 반사적으로 거대한 고목 뒤에 유연하게 몸을 숨기고, 조심스레 고개만 살짝 내밀어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그곳, 햇살이 부서지는 맑은 물가 한가운데에는 믿기지 않게도 서기 성진이 있었다. 그는 미칠 듯한 더위에 도저히 견디지 못한 듯, 냇가에 깊숙이 몸을 담그고 홀로 시원하게 멱을 감고 있는 중이었다. 무심코 바라보던 설희는 순간 제 두 눈을 의심하며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성진이 사시사철 분신처럼 껴입고 다니던 그 헐렁하고 거추장스러운 도포는 냇가 옆 커다란 바위 위에 아무렇게나 벗어 던져져 있었고, 물에 흠뻑 젖은 채 온전히 드러난 그의 상체는 결코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던 충격적인 형태였다.
지금 그녀의 눈앞에 있는 사내는, 그녀가 한심하게 여겼던 그 유약하고 병든 선비가 절대 아니었다. 낯빛은 타고난 듯 여전히 희었지만, 그 하얀 피부 아래 꿈틀거리는 짐승 같은 몸은 완전히 달랐다. 차가운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햇빛을 받아 투명하게 반짝이는 그의 두 어깨는 태산처럼 넓고 떡 벌어져 있었으며,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매끄러운 가슴팍과 단단한 복근은 마치 최고의 장인이 정성껏 벼려낸 칼날처럼 날카롭고 빈틈없는 '잔근육'들로 빈틈없이 뒤덮여 팽팽한 긴장감을 내뿜고 있었다.
'어, 어떻게… 저 비쩍 마른 몸집 안에 저런 포효하는 호랑이 같은 몸이 숨겨져 있단 말인가…'
입술을 달싹이던 설희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워졌다. 그가 젖은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물속에서 육중한 몸을 일으켜 바위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 나오는 그 짧은 순간, 설희는 심장이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듯 멎어버리는 줄만 알았다. 투명할 정도로 얇은 젖은 속곳이 물기를 가득 머금고 그의 탄탄한 하체에 살갗처럼 적나라하게 달라붙어 있었다. 그리고… 그 젖은 속곳의 정중앙, 두터운 허벅지 사이로 감출 수 없이 도드라진 '그것'이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세, 세상에…'
설희는 저도 모르게 타는 목을 축이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것 같던 유약한 겉모습과는 너무나도 이질적인, 차라리 난폭한 짐승의 것이라고 해야 믿을 법한 거대하고 힘찬 '그것'이, 젖은 얇은 천 너머로도 뚜렷하고 오만한 존재감을 뽐내며 시선을 강탈하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매일 밤 텅 빈 방 안에서 차갑게 말라가던 그녀의 애처로운 공허함을 보란 듯이 비웃기라도 하듯, 통제할 수 없이 넘쳐흐르는 압도적인 생명력과 수컷의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그때, 누군가의 끈적한 시선을 등 뒤로 느낀 것인지 성진이 인기척을 감지하고 짐승처럼 휙, 날카롭게 고개를 돌렸다. 눈이 마주칠 뻔한 찰나, 설희는 가슴속에서 북이 울리듯 심장이 터질 듯 쿵쾅거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황급히 몸을 돌려 치맛자락을 움켜쥐고 도망치듯 허겁지겁 안채로 뛰어왔다. 방문을 세게 닫아걸고 털썩 주저앉고 나서야, 그녀는 방금 전까지 자신이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헐떡이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하아, 하아…'
가파른 숨결이 입술 사이로 터져 나왔다. 그녀의 하얀 뺨은 방금 화로에서 꺼낸 불덩이처럼 붉게 달아올랐고, 굳게 닫혀있던 은밀한 아랫배는 낯설고 지독한 흥분으로 인해 뻐근하고 묵직하게 저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맞이한 그날 밤, 설희는 혼인 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옆에 누워있는 늙은 남편이 아닌 다른 젊고 낯선 사내의 몸을 미친 듯이 떠올리며 이불을 뒤척이고 밤새 잠을 설쳐야만 했다. 헐렁하고 거추장스러운 도포 속에 은밀하게 감춰져 있던 그 거칠고 야성적인 수컷의 몸, 그리고 머릿속에서 도무지 지워지지 않는 무시무시하고 거대했던 '그것'의 윤곽이 자꾸만 망막을 어지럽혔다.
※ 3
햇살이 쨍하게 부서지던 그날 냇가에서의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한 이후, 설희의 눈에 성진은 더 이상 무가치한 '가구'나 볼품없는 약골 서기가 아니었다. 그는… 살갗 아래 뜨거운 피가 용솟음치는 완전하고 압도적인 '사내'였다. 그것도 누구도 예상치 못한, 헐렁한 도포 속에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한 거대한 비밀을 은밀히 감추고 있는 아주 치명적이고 위험한 사내. 매일이 똑같았던 그녀의 5년간 굳게 닫혀있던 답답한 일상에,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거대한 지진 같은 균열이 쩍하고 생겨버렸다.
밤의 장막이 내리고 자리에 누우면, 이불 곁의 늙은 남편이 보여주는 바싹 마른 앙상한 등이 아니라, 냇가의 바위 위로 걸어 나오던 성진의 물에 젖은 야성적인 상체가 자꾸만 눈앞에 그려졌다. 매끄러운 피부 위로 차가운 물방울이 맺혀 달빛처럼 반짝이던 단단하고 굴곡진 근육들, 그리고 무엇보다… 얇게 젖은 속곳 위로 오만하리만치 선명하게 제 형태를 과시하며 드러났던 그 무시무시한 '그것'의 거대한 윤곽이 도무지 잊히질 않고 눈앞에 어른거렸다.
'내가… 필시 더위를 먹어 헛것을 본 것일까? 그저 장작개비처럼 마르고 볼품없는 선비인 줄만 알았더니… 어찌 그런 몸이…'
그녀는 타는 목마름에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이불 속에서 하염없이 뒤척이며, 저도 모르게 뜨거워진 제 아랫배를 매끄러운 손바닥으로 다급하게 쓸어내렸다. 그럴 때마다 뱃속 가장 깊숙하고 은밀한 곳에서부터 끈적하고 뜨거운 무언가가 화산처럼 울컥, 하고 속절없이 치밀어 오르는 것만 같아 미칠 지경이었다. 그녀는 제 두 눈으로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어졌다. 그 유약하고 처량한 선비의 가면 뒤에 교묘하게 숨겨진 진짜 사내의 모습을, 그녀를 숨 막히게 했던 그 압도적인 힘을.
날이 밝자, 다음 날부터 설희는 마치 불빛에 이끌리는 나방처럼 의식적으로 성진의 곁과 주변을 아슬아슬하게 맴돌기 시작했다. 수를 놓다 말고도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창밖을 내다보며, 넓은 정원에서 흙투성이가 되어 일하는 성진의 땀방울 맺힌 모습을 집요하게 좇았다. 멀리서 보는 그는 여전히 덩치에 맞지 않는 헐렁한 낡은 도포를 뒤집어쓰고 있었고, 이따금씩 가슴을 부여잡고 '콜록, 콜록' 하며 처량한 마른기침을 쉴 새 없이 해댔다. 하지만 이미 비밀을 알아버린 설희의 짙은 눈동자에는, 그 모든 하찮아 보이던 행동조차 완전히 다르게 해석되어 보였다. 투박한 호미로 거친 흙을 파헤칠 때 도포 자락 사이로 언뜻언뜻 짐승처럼 드러나는 팔뚝의 굵은 힘줄,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이 흠뻑 배어 까맣게 그을린 목덜미에 색정적으로 달라붙은 머리카락, 심지어 그 처량하던 마른기침 소리마저… 이제는 어쩐지 속에서 들끓는 거대한 에너지를 억지로 짓누르며 억누르는 사내의 거친 숨소리처럼 한없이 야릇하고 농염하게만 들렸다.
그렇게 설희의 말라붙은 마음속 깊은 곳에, 무려 5년간 단단히 억눌려왔던 위험하고도 달콤한 호기심이 치명적인 독초처럼 무럭무럭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결국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온갖 그럴싸한 핑계를 만들어내어 서책이 가득 쌓여있는 별채, 즉 성진이 홀로 머무는 내밀한 공간을 은밀하게 드나들기 시작했다.
"대감마님께서 찾으시는 귀한 서책이 한 권 있는데… 도통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모르겠구나."
방에 들어선 그녀는 먼지가 앉은 책장 가장 높은 곳에 꽂힌 낡은 책을 길고 고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나긋하게 말했다. 서책을 정리하던 성진은 마님의 갑작스러운 행차에 크게 당황하며 쩔쩔맸다. "아… 예, 마님. 소인이 당장 찾아 올리겠사옵니다…" 그는 황급히 구석에 있던 낡아 삐걱거리는 나무 의자를 끌어다 가져와 그 위로 위태롭게 올라섰다. 먼지가 날리는 책장 꼭대기를 향해 그가 팔을 쭉 뻗어 올리는 찰나, 길게 늘어져 있던 도포 자락이 살짝 위로 들려 올라가며 천 아래 감춰져 있던 바윗덩이처럼 단단하게 잡힌 종아리와 두꺼운 허벅지의 다부진 선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설희는 그 틈새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입술을 핥으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성진이 발돋움을 하며 책을 꺼내려 끙끙대며 애쓰는 척, 그녀는 소리 없이 다가가 그의 바로 등 아래에 바짝 붙어 섰다. 방 안을 채운 오래된 묵향과 함께, 볕에 건강하게 그을린 젊은 사내 특유의 비릿하고 뜨거운 땀 냄새가 그녀의 콧속으로 훅 끼쳐 들어오며 아찔함을 선사했다.
"고맙다."
위에서 그가 책을 건네려 몸을 숙이자, 그녀는 책을 건네받으며 일부러 타이밍을 맞춰 그의 거칠고 커다란 손끝을 끈적하게 스쳤다. '앗.' 손끝에서 전기가 통하듯 놀란 성진이 화들짝 숨을 들이켜며 손을 홱 빼버렸다. 찰나의 스침이었지만, 그의 손은 그녀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넓고 컸으며, 고된 흙일로 인해 굳은살이 배여 거칠었지만 심장이 닿은 듯 지독하게 뜨거웠다. 스친 손길에 기겁한 그의 새하얀 뺨이 순식간에 불타듯 붉게 달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풋.' 짐승 같은 몸을 해놓고 저리 순진한 반응을 보이다니. 설희는 속으로 아찔한 쾌감과 함께 짙은 웃음이 났다. 그의 겁먹은 듯한 순진한 반응이 외려 설희의 잠자던 정복욕을 더욱 뜨겁게 부추기고 있었다.
그로부터 며칠 뒤, 그녀는 아예 대낮에 시원한 차를 내온다는 노골적인 핑계를 대고는 성진의 방으로 불쑥 들어갔다. 주변을 맴돌던 하인들도 모두 물려버린 채, 밀폐된 방 안에는 오직 숨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운 거리에 두 사람 단둘뿐이었다.
"날이 이리도 더운데, 시원한 차라도 한잔 마시며 숨을 돌리거라."
성진은 어쩔 줄 몰라 몹시 당황하며 마루 바닥에 바싹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마, 마님, 어찌 마님께서 직접 이런 누추한 곳까지… 소인을 부르시지 않고…"
"됐다. 불편하게 엎드려 있지 말고 일어서 내 앞에 편히 앉아라."
그녀는 다기 세트를 쟁반째 내려놓으며, 일부러 몸의 중심을 잃은 척 그를 향해 깊숙이 상체를 숙였다. 얇은 모시 저고리 사이로, 한여름의 열기에 살짝 땀에 젖어 윤기가 흐르는 그녀의 풍만하고 하얀 가슴골이 아슬아슬하게 눈앞에 쏟아질 듯 드러났다. 허공을 향하던 성진의 시선이 순간 자석에 이끌리듯 그녀의 아찔한 가슴팍에 머물렀다가, 불에라도 크게 덴 사람처럼 황급히 시선을 바닥으로 쳐박듯 떨어뜨렸다. 숨소리마저 멈춘 듯, 그는 감히 고개조차 들지 못하고 파르르 떨었다.
"어찌하여… 내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느냐." "…송, 송구하옵니다, 마님." "송구할 것이 무에 있단 말이냐. 어서 차나 달게 마시거라."
설희의 목소리는 평소의 단정함은 온데간데없이, 진득한 꿀처럼 달콤하고도 끈적하게 그의 귓바퀴를 핥았다. 성진은 사시나무 떨듯 미세하게 떨리는 큰 손으로 조심스레 찻잔을 집어 들었다. 그날 이후로 그를 향한 그녀의 도발적인 유혹은 날이 갈수록 대담하고 위험해져 갔다.
그날은 하늘이 구멍 난 듯 굵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며, 습기가 온 집안을 눅눅하게 감싸던 날이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어깨가 몹시 쑤시는구나… 네가 이리 와서 조금 주물러 줄 수 있겠느냐?" "마님, 어, 어찌 비천한 소인이 감히 마님의 옥체에… 의원을 당장 부르겠사옵니다…" "시끄럽다. 이것은 마님인 내 명이다. 어서 다가오라."
그녀는 아예 성진이 머무는 방 한가운데에 버티고 앉아, 그를 향해 도발적으로 등을 돌리고 앉아버렸다. 밖은 장대비가 내리고, 안은 주인의 명. 성진은 더 이상 도망가며 피할 곳이 없었다. 그는 짐승처럼 거칠게 마른침을 삼키며, 벌벌 떨리는 커다란 손으로 마침내 그녀의 가냘픈 어깨에 조심스레 손을 얹었다. 물기를 머금은 얇은 비단 저고리 너머로 생생하게 전해지는 젊은 여인의 살결은 놀랍도록 보드랍고, 화로처럼 뜨거웠다. 그의 손은 그녀의 등 위에서 갈 길을 잃은 듯 맴돌았지만, 의외로 뼈대가 굵어 크고 투박했다. 그리고… 숨길 수 없는 사내의 악력이 느껴질 만큼 강인했다.
"하아…"
설희는 묵직하게 파고드는 사내의 손아귀 힘에 저도 모르게 뜨거운 숨결이 섞인 옅은 신음을 나른하게 흘려보냈다. 그 달콤한 소리에 자극이라도 받은 듯, 그녀의 둥근 어깨를 주무르는 성진의 커다란 손길에 미세하게 더 강한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이내 단순한 피로를 푸는 안마의 손길이 아니었다. 마치 비단옷을 투과하여 그녀의 여리고 흰 속살을 노골적으로 더듬고 탐하는 듯한, 짐승의 억눌린 욕망이 날것 그대로 담긴 끈적한 손길로 변해갔다.
"조금… 조금만 더 세게 만져보거라…"
그녀가 뒤로 목을 젖히며 색정적으로 속삭였다. 등 뒤에서 들려오던 성진의 규칙적이던 숨소리가 짐승의 그것처럼 거칠고 탁해지는 것이 귓가에 고스란히 느껴졌다. 열기를 띤 그의 커다란 손길이 둥근 어깨 부근에서 멈칫하더니, 이내 금기를 깨부수듯 그녀의 희고 가녀린 목덜미를 향해 미끄러지듯 천천히 올라오려던 찰나였다.
"마, 마님! 송구하옵니다!"
정신을 차린 성진이 불에라도 덴 듯 갑자기 손을 홱 거두고 뒤로 세차게 물러났다. 그리고는 퍼붓는 빗줄기에 옷이 흠뻑 젖을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망치듯 황급히 자신의 방을 뛰쳐나가 빗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덩그러니 방에 남겨진 설희는, 열어젖혀진 문 너머로 멀어지는 그의 넓고 단단한 뒷모습을 응시하며 욕정으로 거칠어진 제 숨을 천천히 골랐다. 꾹 다문 그녀의 이빨이 스스로 붉게 달아오른 제 입술을 요염하게 깨물었다.
'기특하게도 참을성이 제법 좋구나. 하지만… 피 끓는 사내인 네놈의 그 나약한 한계가 과연 어디까지인지… 오늘 밤, 이 내가 직접 내 몸으로 확인해 보아야겠다.'
5년이란 세월 동안 한 줌의 재처럼 말라비틀어져 공허하기만 했던 그녀의 텅 빈 가슴에, 이제 도저히 꺼뜨릴 수 없는 치명적이고 위험한 불씨가 지펴져 활활 타오르며 걷잡을 수 없는 거대한 불길이 되어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 4
그날 밤, 공교롭게도 최 대감은 도성 안 궐에서 열리는 야간 연회에 참석하느라 새벽 동이 틀 무렵에나 돌아올 예정이었다. 설희에게는 하늘이 내려준, 두 번 다시 없을 완벽한 기회였다. 안채에 홀로 남은 그녀는 거문고 줄처럼 팽팽해진 긴장감에 안절부절못하며 방 안을 서성였다. 낮에 등 너머로 느껴졌던 성진의 투박하지만 뜨거웠던 손길, 당황하여 붉어졌던 그의 귓불, 그리고 그녀의 흰 목덜미를 향해 아슬아슬하게 올라오려다 멈칫했던 그 거친 숨결과 망설임. 그 모든 생생한 감각들이 그녀의 온몸을 숯불 위에 올려놓은 듯 달아오르게 했다. 5년이라는 길고 긴 메마른 공허함이 오직 오늘 밤, 단 한 번의 타오르는 이 순간을 위해 겹겹이 쌓여온 것만 같았다. '가야 한다.' 차가운 이성은 발각되면 목숨을 부지하지 못할 파멸뿐이라고 경고하며 속삭였지만, 5년간 무덤 속 시체처럼 죽은 듯이 살아온 젊은 육신은 차라리 죽기 전에 단 한 번이라도 살아 숨 쉬어보자며 짐승처럼 아우성쳤다.
결국 이성을 집어삼킨 욕망에 굴복한 그녀는 주변에서 시중드는 하인들을 모두 물리쳤다. 그리고는 자신이 가진 옷 중 가장 화려하면서도, 살결이 비칠 듯 얇은 연분홍빛 속적삼으로 과감하게 갈아입었다. 참빗으로 윤기 나게 머리를 곱게 빗어 내린 뒤, 정숙함을 상징하는 비녀를 뽑아버리고 칠흑 같은 긴 머리카락을 등 뒤로 요염하게 풀어헤쳤다. 굳게 닫혀 있던 입술에는 붉은 연지를 마치 핏빛처럼 진하게 찍어 발랐다. 희미한 촛불 옆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더 이상 늙은 대감 옆에서 눈을 내리깔던 정숙하고 창백한 안주인이 아니었다. 오직 사내의 뜨거운 품을 갈망하며 헐떡이는, 한 마리 요염한 암컷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녀는 버선을 신은 발로 소리 없이, 그림자처럼 안채를 빠져나왔다. 쿵, 쿵, 쿵. 제 가슴 속에서 요동치는 심장 소리가 고요한 저택 전체를 뒤흔드는 듯했다. 달빛이 서늘하게 내리쬐는 교교한 밤. 멀리 성진이 머무는 행랑채의 낡은 창호지 위로, 어른거리는 희미한 등불 그림자가 보였다. 그는 아직 잠들지 않고 깨어 있었다. 설희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오히려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당당하게 그의 방문 앞에 섰다. 그리고는 거침없는 손길로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끼익, 낡은 문풍지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자, 책상에 앉아 붓을 들고 서책을 들여다보던 성진은 마치 한밤중에 귀신이라도 마주한 듯 기겁하며 자리에서 펄쩍 뛰어올랐다. 야심한 시각, 그것도 남편인 대감이 집을 비운 틈을 타, 얇은 속옷 차림으로 풀어헤친 머리를 한 마님이 제 방에 불쑥 나타났으니, 그의 심장이 멎을 듯한 놀람은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었다. 이 야심한 시각에 어찌 행차를 하셨냐며 묻는 그의 입술에, 설희는 자신의 붉게 달아오른 손가락을 가져다 대며 쉿, 하고 그의 입을 막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마치 먹잇감을 모는 포식자처럼 방으로 걸어 들어와 등 뒤로 조용히 방문을 닫았다.
달칵. 문이 닫히는 소리는 빗장이 걸리는 소리가 아니었지만, 그 작은 마찰음은 성진에게 있어 영원히 빠져나갈 수 없는 덫이 닫히는 소리처럼 서늘하게 들렸다. 비좁은 방 안에는 오래된 묵향과 섞여, 성진 특유의 옅지만 짙게 흥분한 사내의 체취가 순식간에 가득 찼다. 낮에는 왜 그리 도망쳤느냐며 설희가 나직하게 물으며 다가섰다. 마님 이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소인은 그저 하인일 뿐이라며 더듬거리는 그에게, 설희는 내 눈을 피하지 말고 똑바로 보라 명했다. 그녀는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를 향해 거리를 좁혔다. 성진은 덜덜 떨며 뒷걸음질 치다, 결국 차가운 흙벽에 넓은 등이 턱 하고 막히고 말았다. 제발 대감마님을 생각하시라 애원하는 그에게 설희는 닥치라며 싸늘하게 일갈했다.
설희의 목소리는 한겨울 얼음장처럼 차가웠으나, 그를 올려다보는 젖은 눈동자만큼은 활활 타오르는 탐욕스러운 불길 같았다. 네가 감히 내 앞에서 그 늙은이를 입에 올린단 말이냐며 그녀는 부드러운 손길로 그의 굳은 뺨을 천천히 쓰다듬어 내렸다. 내가 무서워 도망친 것이냐, 아니면 내 몸뚱어리가 싫었던 것이냐 속삭였다. 말을 해보라며 그녀는 대담하게도 그의 헐렁하고 거추장스러운 도포 고름으로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성진이 거친 숨을 내쉬며 그녀의 얇은 손목을 콱 낚아챘다. 제발 멈추라는 그의 부르짖음에도 그녀는 싫다며 옥죄어오는 그의 손아귀 힘을 뿌리치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도발하듯 그의 펄펄 끓는 손을 이끌어, 얇은 연분홍 속적삼 위로 미친 듯이 쿵쿵 뛰고 있는 자신의 뜨거운 왼쪽 가슴에 꽉 가져다 대었다. 느껴지느냐. 얇은 천막 너머로 전해지는 여인의 뜨거운 살결과 터질 듯한 격렬한 심장박동이 그의 투박한 손바닥을 통해 심장으로 곧바로 전해졌다. 네가 나를 이렇게 비참하고 뜨겁게 만들었다고 그녀는 원망하듯 속삭였다.
그녀의 절박한 속삭임이 귓가를 파고드는 순간,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성진의 마지막 이성의 끈이 툭 하고 무참히 끊어져 버렸다. 분명 후회하실 거라는 그의 입술 사이로 낮고 거친 짐승의 으르렁거림이 터져 나왔다. 유약하고 비루했던 선비의 허울은 온데간데없이 산산조각이 났다. 그가 커다란 두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쥐고 벽으로 거칠게 밀어붙였다. 짧은 비명과 함께 등 뒤에 흙벽이 부딪히는 둔탁한 충격이 일었고, 헐렁한 도포 속에서 뻗어 나온 그의 굵은 팔뚝이 마치 단단한 쇠사슬처럼 그녀의 얇은 허리를 부서질 듯 감아안았다.
그는 며칠을 굶주린 들짐승처럼 거침없이 그녀의 붉은 입술을 덮쳐왔다. 억눌려왔던 사내의 거칠고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폐부를 찌르듯 훅 끼쳐왔다. 설희는 거센 탐맥에 숨이 막혀왔지만, 까치발을 들고 그의 굵은 목을 두 팔로 단단히 감싸 안으며 그 난폭한 입맞춤을 더 깊이, 더 격렬하게 빨아들이며 받아들였다. 거친 숨소리가 오가며 타액이 얽히던 입술이 잠시 떨어지자, 그는 그녀의 얇은 연분홍 속적삼 고름을 얌전히 풀어내지 않았다. 단숨에 옷자락을 거칠게 찢어발겼다. 촤악, 고급스러운 비단이 처참하게 찢어지는 파열음과 함께 달빛 아래 겹겹이 억눌려왔던 그녀의 새하얗고 풍만한 속살이 적나라하게 공기 중으로 드러났다.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며 그는 홀린 듯 탁한 음성으로 중얼거리고는, 그녀의 가녀린 목덜미와 둥근 어깨, 그리고 달아오른 봉긋한 둔덕 위로 입술을 묻으며 뜨겁고 붉은 흔적을 탐욕스럽게 새겨 넣기 시작했다. 그녀는 낯선 사내의 체온이 주는 부끄러움과 찌릿한 쾌감에 파르르 몸을 떨며 그의 숱 많은 머리카락을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 뙤약볕 내리쬐던 냇가에서 숨죽여 훔쳐보았던 거대한 그것이, 그녀가 수없는 밤마다 꿈속에서조차 미치도록 갈망하며 눈물지었던 사내의 상징이, 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굳게 닫혀 말라가던 그녀의 가장 깊고 은밀한 계곡을 향해 가차 없이 밀려 들어왔다.
설희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터져 나오는 비명을 스스로의 입술을 깨물어 삼켰다. 5년간 켜켜이 쌓여온 뼛속 시린 공허함과 지독한 외로움이, 그 단 한 번의 결합으로 순식간에 채워지고, 아니 온몸의 혈관이 터져나가는 듯한 압도적인 충만감으로 폭발했다. 그녀를 뚫고 들어온 사내의 체온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무자비하게 거대했고 화산처럼 뜨거웠다. 성진은 더 이상 처량한 기침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는 뜨거운 콧김을 뿜으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 냇가에서 햇빛을 튕겨내던 그 단단한 등과 허리의 근육들을 원초적인 본능에 맡긴 채 짐승처럼 격렬하게 움직였다.
비좁고 허름한 행랑채 방 안은 살과 살이 마찰하며 부딪히는 질척한 소리와, 차마 밖으로 내지르지 못하고 억눌린 짐승 같은 교성으로 진득하게 채워져 갔다. 설희는 그의 땀 맺힌 넓은 등에 날카로운 손톱을 깊이 박아 넣으며 파도가 치듯 밀려오는 극강의 절정에 몇 번이나 몸부림치며 달했다. 뼈마디가 녹아내리고 온몸이 산산이 부서질 듯한 아득한 쾌감 속에서, 그녀는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헐떡이듯 중얼거렸다. 여기가 정녕 천당이로구나, 사내인 네 덕에 내가 마침내 천당을 보았다.
※ 5
그날 밤, 설희가 눈물겹도록 맛본 황홀한 천당은 결단코 단 한 번의 불장난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성은 늘 차가운 경고를 보내지만, 쾌락의 단맛을 뇌리 깊숙이 각인해 버린 육체는 그 지독한 갈증을 결코 잊지 못하는 법이었다. 5년간 사막처럼 메말랐던 공허를 단숨에 뚫고 활화산처럼 솟아오른 그 격렬한 충만감은, 설희라는 여인의 존재 이유 자체를 송두리째 뒤바꿔 놓았다. 낮이 되면 그녀의 이성은 발각되는 날엔 파멸뿐이라며 그녀의 귓가에 불안하게 속삭였다. 하지만 밤이 이슥해지고 곁에 누운 늙은 남편의 약재 냄새 섞인 숨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면 서슬 퍼런 이성은 힘을 잃었고, 사내를 향한 원초적인 본능만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녀의 발걸음은 마치 보이지 않는 끈에 조종당하는 사람처럼 소리 없이 버선을 신고, 성진이 머무는 구석진 행랑채를 향해 밤마다 미끄러졌다. 오직 은밀하게 교미하는 짐승들만이 안다는, 짙은 어둠 속의 은밀한 경로를 따라서. 성진 역시 밤마다 찾아오는 그녀를 단 한 번도 거부하지 못했다. 아니, 이미 그녀의 안식처를 맛본 그로서는 이성을 통제할 능력이 상실된 지 오래였다. 해가 떠 있는 낮에는 유약하고 기침을 달고 사는 선비의 가면을 쓴 채 정원의 잡초를 뽑으며 마님의 시선을 애써 외면했다. 하지만 어둠이 내려 헐렁한 도포를 벗어 던진 그는 오직 그녀의 부드러운 살을 탐욕스럽게 갈구하는 한 마리 수컷에 불과했다.
두 남녀의 밤마다 이어지는 밀회는 목숨을 건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였다. 삐걱거리는 낡은 방문 소리, 행여 누군가 깰세라 헉헉대는 숨을 죽인 채 서로의 뜨거운 입술로 교성을 틀어막는 숨 막히는 순간들. 비좁은 방 안을 가득 메운 묵향과 그보다 더 짙고 농밀하게 엉겨 붙은 두 남녀의 땀 냄새. 그들의 정사는 밤을 거듭할수록 내일이 없는 것처럼 격렬해져만 갔다. 언제 발각되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심은 아이러니하게도 피부 감각을 곤두세워 쾌감을 증폭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설희는 땀방울이 맺힌 성진의 단단한 구릿빛 가슴팍에 손톱을 박아 넣으며 이 위험한 쾌락이 영원하기를 바랐다. 성진의 거대한 그것은 그녀의 메말랐던 몸과 마음을 남김없이 축축하게 적셔주었다. 그녀는 그가 밤마다 안겨주는 황홀한 천당 속에서 헤엄치며, 자신이 대감 댁 안주인이라는 신분도 늙은 남편이 존재한다는 끔찍한 현실마저도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렇게 아찔한 밀회의 시간은 무심하게도 한 달, 두 달 빠르게 흘러갔다. 창백했던 설희의 뺨에는 요염하고 붉은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푸석거리던 피부는 최상급 옥처럼 매끄러운 윤기가 흘러넘쳤고, 공허하기만 하던 두 눈동자에는 그날 밤 냇가에서 짐승처럼 번들거리던 성진의 눈빛을 닮은 색기 넘치는 요염한 빛이 감돌았다. 하인들은 마님께서 요새 좋은 약이라도 챙겨 드시나 보다며 수군거렸지만, 설희는 짜릿한 쾌감을 느끼며 그저 아름답게 미소 지을 뿐이었다. 그녀에게 성진은 이제 단순한 욕망을 넘어 그녀의 삶 그 자체가 되어버린 지 오래였다.
하지만, 달콤하게 핥아먹은 꿀 뒤에는 반드시 치명적인 독침이 따르는 법이었다. 뜨겁던 여름이 한풀 꺾이고 서늘한 가을바람이 스며들기 시작할 무렵, 설희는 자신의 신체에 닥친 끔찍한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야 말았다. 여인으로서 매달 꼬박꼬박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비치던 소식이 뚝 끊겨버린 것이다. 설마 아닐 것이다. 그녀는 애써 불안감을 외면하려 발버둥 쳤다. 하지만 증상은 날이 갈수록 그녀를 비웃듯 뚜렷해졌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기만 해도 속이 메스꺼워 헛구역질을 뱉어내야 했고, 생선 비린내만 맡아도 위장이 뒤틀렸다. 평소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시큼한 과일만 자꾸 입에 당겼다.
이 생명이 늙은 대감의 아이일 확률은 없었다. 그와는 첫날밤 이후로 손끝 하나 닿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단 하나, 이것은 틀림없이 성진의 씨앗이었다. 숨 막히게 뜨거웠던 여름밤들의 결실이자 결코 외면할 수 없는 파멸의 징표였다.
사색이 된 설희는 그날 밤 떨리는 다리를 이끌고 성진을 찾아가 절망적인 사실을 고백했다. 구멍 난 창호지를 비추는 달빛 아래, 소식을 들은 성진의 낯빛은 창호지보다도 더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날 냇가에서 보았던 낯빛보다 더 참혹하게 창백했다. 마님 어찌하면 좋겠냐는 짐승 같던 사내의 목소리는 물에 젖은 솜처럼 무겁고 끔찍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설희 역시 눈물만 흘릴 뿐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아이를 가졌다는 기쁨은 정말 찰나에 불과했다. 발각이라는 두 글자가 서슬 퍼런 칼날이 되어 그녀의 목을 옥죄어왔다.
핏덩이가 대감의 씨가 아님이 밝혀지는 순간, 그녀와 성진은 물론 이 무고한 핏덩이마저 참혹하게 짓밟혀 죽을 것이 자명했다. 밤마다 허우적대던 황홀한 천당은 순식간에 지옥의 입구로 변모하여 그녀를 향해 활짝 입을 벌리고 조롱하고 있었다. 우선 아무도 모르게 숨겨야 한다며 설희는 결심했다. 입술에서 피가 배어 나올 만큼 이가 부서져라 깨물었다. 어떻게든 이 아이를, 그리고 성진을, 그와 얽혔던 밤들의 천당을 끝까지 지켜내야만 했다.
※ 6
그러나 무심한 시간은 결코 그녀의 편이 아니었다. 그녀의 아랫배는 얇은 저고리 위로 미세하게나마 봉긋한 굴곡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입덧은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심해졌다. 몸이 좋지 않다는 핑계로 안채에 틀어박혀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심정으로 버텨냈다.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날이 들이닥치고야 말았다. 유난히 눈 시리게 맑고 푸르던 가을날, 최 대감의 수족인 늙은 집사가 안채로 찾아왔다. 대감마님께서 긴히 찾으신다는 그 부름까지는 평범했으나, 집사의 다음 한마디가 설희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서책 방의 성진이도 함께 사랑채로 들라 하셨다는 전갈이었다.
결국 들켰구나, 모든 것이 끝이구나.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하며 휘청거렸지만 억지로 몸을 가누었다. 하얗게 질린 얼굴을 분으로 감추고 사랑채로 향하는 걸음이 마치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죄인과도 같았다. 사랑채 마당에는 이미 성진이 파랗게 질린 얼굴로 납작 엎드려 무릎을 꿇고 있었다. 설희는 덜덜 떨리는 치맛자락을 부여잡고 그의 곁에 말없이 무릎을 꿇었다. 두 남녀는 차마 두려움에 서로의 얼굴조차 바라보지 못했다. 굳게 닫힌 사랑채의 문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새어 나오지 않았다. 그 침묵이 천둥소리보다 더 무섭게 두 사람을 짓눌렀다. 얼마나 지났을까. 해가 서산을 넘어갈 무렵 드디어 문이 열리고 최 대감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방 안에서 창호지 너머로 두 사람을 차갑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부인, 요새 들어 몸이 많이 힘들어 보인다는 대감의 탁한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그 말에는 어떤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 설희는 이 서늘함이 폭풍 전의 고요함임을 직감했다. 이제 정말 끝이다, 어차피 죽을 목숨 아이만이라도 살려달라 빌어야 하나. 그녀는 이마가 닿도록 납작 엎드렸다. 이왕 죽을 바에야 모든 것을 고백하고 성진만이라도 살려야 할까.
대감 소첩 죽을죄를 지었사옵니다. 그녀가 모든 것을 고백하고 독약을 청하려던 순간이었다. 허허허, 뜻밖에도 최 대감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분노의 실소가 아니라 오랫동안 기다려온 무언가를 마침내 얻어낸 자의 깊은 안도와 기쁨이 섞인 웃음이었다. 죽을죄라니, 부인은 우리 가문에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이라며 그가 말했다. 예? 설희가 고개를 들었다. 성진 역시 믿을 수 없다는 듯 멍하니 대감을 바라보았다. 대감이 천천히 문을 열고 마루로 내려왔다. 그의 얼굴에는 분노가 아닌 기쁨과 안도감이 어려 있었다.
내 이 날을 얼마나 피눈물을 흘리며 기다렸는지 아시오? 대감은 설희의 어깨를 짚어 일으켜 세웠다. 회임이라 들었소, 의원에게 확인까지 마쳤다며 그는 감격했다. 내 드디어 아비를 보게 되었소! 설희는 극도의 혼란에 휩싸였다. 대감 하오나 제 뱃속의 이 아이는 대감의 핏줄이 아니옵니다. 내 알고 있소. 대감의 평온한 한마디에 설희는 숨이 멎었다. 그 아이가 내 씨가 아님을 알고 있단 말이오. 대감은 성진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눈빛은 차갑지 않고 오히려 측은함과 고마움이 뒤섞여 있었다. 그리고 저 아이의 씨라는 것도. 모든 것은 내 계획이었소.
충격적인 고백이었다. 최 대감은 깊은 비밀을 털어놓았다. 젊은 시절 사냥에서 떨어져 다친 사고로 사내 구실은 하되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불임의 몸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권세는 높았으나 밤마다 대가 끊길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나에게는 핏줄은 아닐지라도 가문을 이을 튼튼하고 똑똑한 아이가 필요했소. 그는 비밀리에 까다로운 조건으로 씨내리를 찾았다. 가문이 좋고 총명하며 사내로서 실력이 출중해야 했다. 그렇게 찾아낸 이가 억울하게 역모에 휘말린 양반가의 자제 성진이었다. 저 아이의 유약한 모습은 그대가 욕정을 품게 하기 위한 철저한 연기였소. 그럼 냇가에서 멱을 감던 것도 내 지시였소, 그대의 갈증을 저 사내의 몸으로 흔들어야 했으니까. 설희는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설희는 배덕감과 쾌감 사이에서 탔던 줄타기가 사실은 늙은 남편이 설계한 연극이었다는 것에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죄책감과 안도감, 허탈감이 밀려왔다. 최 대감은 성진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자네에게 고맙네, 간신의 모함을 받은 자네 아비의 신원도 복권될 것이야. 성진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자네는 오늘부로 내 양자가 될 것이네. 내 가문을 이을 아이의 형이자 후계자로서 말이네, 자네 핏줄이 내 가문의 핏줄이 되니 이보다 좋은 일이 있겠나. 성진은 벅차오르는 감정에 대감에게 큰절을 올렸다. 설희는 늙은 남편의 서늘했던 등이 가문을 지키고 모두를 살리기 위한 고독한 버팀목이었음을 깨달았다.
열 달 뒤 설희는 사내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성진을 닮아 골격이 굵고, 대감을 닮아 총명했다. 최 대감은 첫아들을 품에 안고 내 아들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백일잔치 날, 성진은 양자이자 아주버님의 자격으로 곁을 지켰다. 그는 비단 도포를 입고 당당히 가문의 대소사를 처리하며 더 이상 마른기침을 하지 않았다. 설희는 든든한 아들과 남편, 그리고 비밀을 공유한 성진을 곁에 둔 채 외롭지 않은 마님이 되었다. 밤이 되면 대감은 일찍 잠들었지만 설희는 춥지 않았다. 늦은 밤 서책 정리를 핑계로 별채에 들르는 아주버님 성진의 뜨거운 눈빛을 마주할 때면, 그날 밤의 천당이 더 완벽한 형태로 삶에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었다. 늙은 대감은 후계를 지켰고, 설희는 아들과 욕망을 얻었으며, 성진은 가문을 복권시키고 핏줄을 남겼다. 세 사람은 그들만의 완벽한 천당 속에서 행복하게 살았다.
유튜브 엔딩 멘트
오늘 밤, 스르륵 잠이 드는 조선 야담 '도포 밑에 숨겨진 그것' 이야기, 어떠셨나요? 마님이 우연히 엿보고 홀려버린 아찔한 '천당'은, 사실 단순한 하룻밤의 위험한 불장난이 아니라, 무너져가는 가문을 살리고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 늙은 대감의 기묘하고도 치밀한 계획의 일부였네요. 때로는 단정해 보이는 겉모습만 보고는 그 속에 어떤 뜨거운 욕망과 각자의 절박한 사정이 숨겨져 있는지 알 수 없는 법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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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aptivating, tense romance scene in the Joseon dynasty, a beautiful noblewoman in a delicate hanbok looking secretly towards a muscular, rugged man standing in the shadows of a traditional Korean garden, intense moonlight, heavy atmosphere, colored ink wash painting style, 16:9 aspect ratio, no text.
※ 1 이미지 프롬프트**
- A very wide and lonely traditional Joseon bedroom lit by pale moonlight, an empty large silk bed in the center, a beautiful young noblewoman sitting alone with a sad expression, looking out the paper window, high quality watercolor, 16:9, no text.
- Close up of a beautiful Joseon noblewoman (chignon hair) wearing a thin white silk undergarment, touching her own shoulder under the moonlight, conveying deep loneliness and longing, traditional Korean room,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 beautiful young Joseon noblewoman tossing and turning under a heavy, luxurious silk blanket in a dark traditional bedroom, sweating lightly, expressing inner heat and insomnia, moonlight streaming in,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n old, frail Joseon nobleman sleeping deeply on one side of a large bed, while his beautiful young wife sits up, her back to him, looking longingly at the moonlight, contrast of age and youth,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The quiet courtyard of a vast Joseon mansion at midnight, completely dark except for one dimly lit room casting a faint shadow on the paper doors, conveying a heavy, silent atmosphere,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2 이미지 프롬프트**
- A frail-looking young Joseon man wearing a worn, oversized white traditional overcoat (dopo) sweeping the courtyard of a grand Korean mansion, looking tired under the sun, a noblewoman watching him from a distance,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 hidden, shaded stream behind a traditional Joseon estate, surrounded by dense summer green trees, sunlight piercing through the leaves, tranquil and secretive atmosphere,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 young Joseon man stepping out of a forest stream, his upper body bare revealing highly defined, wet muscles glistening in the sun, a discarded white overcoat on a rock nearby,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 beautiful Joseon noblewoman hiding behind a large old tree near a stream, her eyes wide with extreme shock and blushing cheeks as she peaks at a bathing muscular man,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 beautiful young Joseon noblewoman running away frantically through a bamboo forest, holding her hanbok skirt, breathing heavily with a flushed face, representing a sudden escape,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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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young Joseon noblewoman secretly watching a young man doing garden work from the wooden porch of a traditional house, focusing on his strong arms lifting dirt, intense gaze,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Inside an old traditional library filled with ancient Korean books, a muscular young man reaching up to a high shelf, while a beautiful noblewoman stands very close behind him, intimate tension,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Close up of a delicate, fair hand of a noblewoman accidentally touching the large, calloused, strong hand of a young man over a stack of old books, sparking romantic tension,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 tense scene in a small traditional room, a young noblewoman leaning forward pouring tea, her hanbok slightly open revealing a subtle cleavage, a young man kneeling in front of her looking down nervously, blushing,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Heavy rain outside a paper window, inside a dimly lit traditional room, a young muscular man with a topknot massaging the shoulders of a beautiful noblewoman whose back is turned to him, high romantic and sensual tension,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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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beautiful Joseon noblewoman wearing a slightly revealing pale pink silk undergarment (sokjeoksam), her long black hair completely let down, applying dark red rouge to her lips in front of a bronze mirror, dim candlelight,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 dark, quiet traditional courtyard at midnight, a young noblewoman quietly walking towards a servant's quarters where a dim light shines through the paper door, tense atmosphere,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Inside a small, rustic room, a young muscular man wearing a traditional Korean topknot (sangtu) sitting at a desk looking extremely shocked as a beautiful noblewoman in a thin pink undergarment enters the room,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 young noblewoman aggressively holding the hand of a shocked man (with topknot), placing his hand on her heart over her thin silk undergarment, romantic tension, close up,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 passionate, intense romantic embrace between a muscular young man with a traditional topknot (sangtu) and a beautiful noblewoman against a rustic mud wall, tearing a piece of pink silk fabric, moonlight shining through a cracked door,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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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secret midnight meeting in a dark room, a young muscular man with a topknot holding a beautiful noblewoman in his arms, both looking intensely at each other with deep affection and desire,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 bright morning scene, a beautiful noblewoman with a radiant, glowing face and slight smile sitting gracefully on a wooden porch, looking much healthier and lively than before,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 beautiful young noblewoman looking pale and distressed, covering her mouth with one hand while holding her slightly swollen belly with the other, standing alone in a traditional room,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 dark, secretive night scene, a noblewoman crying while confessing to a young man with a topknot, the man looking incredibly pale and shocked, heavy despair in the atmosphere,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 beautiful noblewoman biting her lip with determination, clutching her skirt tightly in a dark room, resolving to protect her secret, intense dramatic lighting,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6 이미지 프롬프트**
- A terrifying moment in a grand courtyard, a pale noblewoman and a terrified young man with a topknot kneeling on the dirt ground, waiting outside a closed large wooden door of the master's quarters, autumn scenery,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n old, authoritative Joseon nobleman holding a walking cane, stepping out of the room, looking down calmly at the two kneeling figures in the courtyard, sunset lighting casting long shadows,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The old nobleman smiling warmly and raising the young man (who wears a topknot) from the ground, the young man shedding tears of gratitude, the noblewoman looking on in absolute shock and relief,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 grand traditional Korean celebration (Baek-il) with a large feast, the young man now dressed in a luxurious silk overcoat (dopo) and a traditional Gat hat, looking confident and authoritative, standing next to the old nobleman holding a baby, watercolor style, 16:9, no text.
- A peaceful night scene, the noblewoman looking out the window with a content, subtle smile, while the silhouette of the young man wearing a traditional Gat hat approaches her room under the moonlight, suggesting a secret happy ending, watercolor style, 16:9, no text.